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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경학 이론과 설계를 전달해드리는 클로이의 블로그입니다.

  • 2025. 4. 4.

    by. chloe2

    목차

      조경학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과 무장애 공간 설계

      1. 조경학에서 본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과 등장 배경

      유니버설 디자인의 정의와 조경학적 해석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연령, 장애, 성별, 언어 등의 차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개념이다. 조경학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공간'에 국한되지 않으며, 모든 사용자의 이동, 접근, 체류, 감각적 경험을 고려한 포용적 설계를 지향한다. 1980년대 미국의 건축가 Ronald Mace가 제시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후 환경설계, 도시계획, 조경학으로 확산되었고, 조경 분야에서는 공원, 광장, 산책로, 정원 등 다양한 외부 공간에서 실현 가능성을 갖는다.

      조경학 내 개념 확장의 필요성

      조경학에서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모두를 위한 조경(Landscape for All)’이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받아들이며, 이용자의 물리적 조건뿐 아니라 사회적 조건, 심리적 상태, 문화적 배경까지 고려하는 다차원적 설계를 요구한다. 기존의 접근 가능한 디자인(Accessible Design)은 주로 휠체어 사용자에 초점을 두었지만, 유니버설 디자인은 보다 넓은 포괄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설계가 이루어진다.

      이론적 배경과 학술적 논의

      • Ronald Mace(1985): 유니버설 디자인의 7가지 원칙(공평한 사용, 사용의 유연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인지 정보 전달, 오류 허용, 신체적 노력 최소화, 접근성과 사용 공간 확보)을 제시하며 설계 기준화의 기초 마련
      • Imrie & Hall(2001):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시공간 내 사회적 형평성(social equity)의 도구로 재해석
      • Goltsman & Iacofano(2007): 공공조경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천 방식을 구조화하여 적용 가능성 제시

      이러한 논의는 조경학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단순 기능 구현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의 수단임을 시사한다.

      2. 조경학 기반 무장애 공간 설계의 구성 요소

      무장애 공간(Barrier-Free Space)의 의미

      무장애 공간은 물리적·심리적 장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이는 ‘장애물 없는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용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간’으로 확장되어야 하며, 조경 설계에서 다양한 장치와 구조를 포함한다.

      무장애 조경 설계 요소

      • 접근성 향상 요소: 경사로, 자동문, 턱 제거, 휠체어 진입 가능 폭 확보 등
      • 시각 정보 요소: 점자 표지판, 색 대비 유도, 유도 블록 등
      • 청각 정보 요소: 음성 안내 시스템, 진동 유도 장치 등
      • 감각적 통합 요소: 향기 식재, 촉각 식물, 자연음 환경 설계 등

      조경 공간에서의 무장애 전략 비교

      공간유형 적용 가능한 무장애 설계 전략 기대 효과
      도시 공원 완만한 경사로, 촉각길, 휴게시설 연결 전 연령·장애 수준 수용
      식물원 시각 정보 보완, 향기 중심 동선 구성 시각장애 및 고령자 감각 체험 확장
      놀이터 유니버설 놀이시설, 다감각 요소 포함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의 통합적 이용 가능성
      산책로 점자 안내, 촉각 유도, 수평 동선 설계 보행 약자 및 시각장애인의 자율 이동 유도

      이러한 전략은 단편적 보완이 아닌 공간 전체의 통합적 접근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3. 조경학 시각에서 본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사례 분석

      국내외 사례의 조경학적 평가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Millennium Park(시카고)가 있다. 이 공원은 단차 없는 순환형 산책로, 다감각적 식재,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는 등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구현된 공간이다. 한국에서는 서울숲의 무장애 산책로, 부산 시민공원의 촉각식물원, 서울 식물원의 점자 유도블록 연계 시스템 등이 긍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들 공간은 단지 장애인 편의를 위한 보조적 요소가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경험 중심 조경'으로 구현되었으며, 조경학 내에서 '감각의 다양성'과 '동선의 연속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는 기반이 되었다.

      설계 적용을 위한 실천 기준

      • 조경사 초기 참여: 유니버설 디자인은 공간 설계 초기부터 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사후적 조치로는 포용성이 한계에 봉착한다.
      • 사용자 참여 설계: 다양한 연령, 장애유형 사용자들과의 인터뷰, FGI(Focus Group Interview) 기법을 활용한 실제 요구 도출 필요
      • 전문화된 감각 자극 전략: 청각장애인을 위한 진동 유도 장치, 시각장애인을 위한 향기 식재 구역 배치 등 다감각 기반 설계 기술이 요구됨

      4. 조경학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과 사회적 포용성 강화

      포용적 조경의 사회적 기능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지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서,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ation)을 유도하는 공간 매개체로 기능한다. 예를 들어, 고령자와 청소년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세대통합 정원, 다문화 가정을 위한 상징 식재 구역 등은 조경이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의 일환이다.

      • Stiles & Epstein(2013): 포용적 조경은 정체성과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며, 정신건강에도 긍정적 효과를 제공한다고 분석
      • WHO(2017): 고령친화적 도시 설계에서 조경과 무장애 디자인의 통합이 삶의 질 향상과 연결된다는 국제 권고안 발표

      커뮤니티 조경 설계와의 접점

      커뮤니티 중심 조경은 유니버설 디자인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공공주택단지 내 커뮤니티 가든, 장애인-비장애인 공동 놀이터, 지역 고유 식물 기반 커뮤니티 조경은 모두 포용과 참여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이러한 설계는 공간의 물리적 접근성을 넘어서 '사회적 사용성'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되며, 조경학의 사회적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5. 조경학 기반 유니버설 디자인의 미래 전략과 정책 제언

      향후 설계 방향성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기준이 아니라, 조경 설계의 필수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에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의 진화가 기대된다:

      • 데이터 기반 설계: 사용자 동선 트래킹, 생체 반응 측정 등을 통한 사용자 중심 공간 구성
      • 스마트 조경 기술 통합: 음성 인식 가이드, 시각적 반응 조명, 자동 길 찾기 시스템 등 디지털 융합 설계
      • 감각 다양성 존중: 다감각 체험, 심리 안정 식재, 오감 자극 요소 설계 강화

      정책 및 제도적 기반 강화

      • 무장애 디자인 관련 국내 가이드라인(예: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 「도시공원 설계 매뉴얼」 등)을 넘어, 조경학 기반 유니버설 디자인 기준이 독립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 지방정부 차원의 무장애 공원 인증제, 조경사 중심 설계검토 제도화, 조경학 교육과정 내 '유니버설 디자인 스튜디오' 필수화 등의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조경학의 역할과 확장 가능성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순한 설계 기술을 넘어, 조경학이 인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방식이자 사회적 윤리 실현의 도구이다. 조경학은 기술과 감성, 생태와 사회, 데이터와 공감을 잇는 다리로서 기능하며, 유니버설 디자인은 그 중심에 놓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