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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경학 이론과 설계를 전달해드리는 클로이의 블로그입니다.

  • 2025. 5. 29.

    by. chloe2

    목차

      조경학 이론으로 본 수직정원과 도심 녹화 전략의 진화

      조경학에서 본 수직정원의 개념 정립과 이론적 배경

      수직정원(vertical garden) 또는 녹색벽(green wall)은 제한된 도시 공간에서 녹지 면적을 수직 방향으로 확장한 설계 개념으로, 조경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생태계와 인간 감각이 만나는 인터페이스로 해석한다. 이 개념은 Patrick Blanc이 1980년대 후반 제시한 ‘식물 커튼’ 방식에서 출발하였으며, 이후 생태 조경학(ecological landscape architecture)과 도시 생태계 복원론(urban ecological restoration) 등의 이론과 접목되어 현재의 수직정원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수직정원은 공간 미학뿐 아니라 환경공학적 기능, 생물 다양성 확보, 공기 정화, 열섬현상 완화, 심리적 회복 등 다기능적 요소를 포괄하는 경관 장치로 발전하였다. 조경학적으로는 ‘다기능 경관(multifunctional landscape)’ 이론과 ‘경관 생태계 서비스(landscape ecosystem services)’ 이론에 근거하며, 이는 각기 생태적 조절, 사회문화적 가치, 미학적 기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도시조경 이론에서 수직정원은 ‘입체 녹화(three-dimensional greening)’ 전략의 일환으로 분류되며, 이는 도시 내 토지 이용의 압박을 완화하고 생물서식지 확보를 위한 대안적 방식이다. 특히 도심지 고층건물 외벽, 교각 하부, 대형 상업시설의 실내외 벽면에 적용되는 경우, 기존의 평면적 조경 방식과는 다른 설계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시스템 기반 조경(system-based landscape) 설계로 구체화된다. 식생의 고정 방식, 급수 시스템, 유지관리 구조 등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인간의 시지각, 접근성, 경험의 흐름(flow of experience)까지도 고려하는 복합 설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수직정원 설계의 이론적 토대는 McHarg의 ‘자연과 함께하는 설계(Design with Nature)’ 철학, Spirn의 도시 생태문화 이론, Spirn의 도시에서의 생태적 문해력(ecological literacy) 개념 등을 통해 더 공고해지고 있으며, 도시 환경에 생태 감수성을 이식하는 하나의 장치로 수직정원이 조명되고 있다.

       

      조경학 관점에서 본 수직정원의 생태적 기능과 기술 응용

      도시 생태계 복원과 수직적 서식지 구축

      수직정원은 단순한 식재 기법을 넘어서 도심의 생태 기능을 회복하고, 종 다양성(biodiversity)을 증진시키는 장치로 인식된다. 조경학에서는 이를 ‘서식지 대체(habitat substitution)’ 또는 ‘도심 생태 연결망(ecological connectivity in urbanism)’의 일부로 해석한다. 특히 벌, 나비, 조류 등 도시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생물군의 임시 서식처로 기능하며, 이는 ‘도시 생물통로(Urban Wildlife Corridor)’ 개념과도 연관된다.

      식생 선택과 배열은 이러한 기능 수행에 핵심적이다. 조경학에서는 식생을 구조적 식생(structural vegetation)과 기능적 식생(functional vegetation)으로 나누어 설계한다. 구조적 식생은 벽면을 지탱하거나 경관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역할을 하며, 기능적 식생은 미세먼지 저감, 탄소 흡수, 생물 유인 등을 담당한다. 특히 수직정원에는 뿌리 발달이 짧고 수분 유지력이 높은 초본류와 덩굴류가 주로 적용되며, 이는 그린 인프라 이론(Green Infrastructure Theory)의 “다기능-저비용 생태 기반 설계”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이외에도 도심 미기후 조절(microclimate control) 기능이 중요한데, 벽면 온도 저감, 열섬현상 완화, 실내 열적 쾌적성 확보 등의 측면에서 수직정원의 식생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설계는 LID(Low Impact Development) 기반의 조경 설계와 융합되며, 저영향개발 이론의 확장 사례로 볼 수 있다.

       

      조경학에서 본 수직정원의 유지관리 시스템과 지속가능성

      시스템 기반 관리 설계

      수직정원의 확산 가능성과 장기적 안정성은 유지관리 시스템의 설계에 달려 있다. 조경학에서는 이를 ‘시스템 통합형 조경 설계(System-Integrated Landscape Design)’로 개념화한다. 이는 단순히 정기적 인력 투입이 아닌, 자동화, 센서 기반 모니터링,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 구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점적 관수(drip irrigation)나 센서 기반 급수 조절 시스템은 수직정원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식물의 수분 요구량에 따라 급수가 조정되도록 설계된다.

      또한 토양 대체 기반으로 코코피트(coco peat), 미네랄 매트, 펠트 재질 등 다양한 비토양 식재 기반이 사용되며, 이는 ‘무토양 식재 시스템(soilless planting system)’의 핵심 구성요소이다. 이러한 비토양 기법은 경량화와 유지관리의 용이성 측면에서 유리하며, 벽체 하중을 줄이고, 구조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고층 건물 외벽이나 풍압이 강한 위치에서 수직정원을 설치할 때 이러한 소재 기술은 필수적이다.

      설계·시공·운영의 순환적 모델

      조경학적으로 유지관리는 설계와 별개로 분리되지 않고 ‘계획-시공-관리’의 연속된 흐름 속에서 이뤄진다. 이를 ‘경관 순환 설계 모델(Cyclic Landscape Design Model)’이라고 부르며, 이는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유지관리 요소를 설계에 통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동형 패널 구성, 모듈별 유지보수 계획, 자동 급수/배수 시스템 내장 등이 포함된다.

       

      조경학 기반 도심 수직정원 전략 비교 분석

      표: 수직정원 유형별 전략적 특성과 적용 사례

      유형 설치 위치 생태 기능 기술 요소 대표 사례
      벽면형 고층 건물 외벽 열섬완화, 미세먼지 흡수 관수 시스템, 고정 구조물 싱가포르 Oasia Hotel
      독립형 실외 구조물(조형물) 경관 연출, 생물 유인 독립 배양 모듈 스페인 CaixaForum
      실내형 상업시설 내부 벽면 공기 정화, 실내 미기후 조절 인공조명, 저소음 환기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 벽면
      커튼형 외부 차양막/발코니 일사 조절, 조망 보호 경량 덩굴식물, 텐션 와이어 일본 긴자 에코빌딩

      이러한 다양한 형태는 설치 목적, 주변 환경, 조망권, 유지관리 여건에 따라 달라지며, 조경학적 계획은 이들 요소를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배치하는 전략적 사고를 요구한다. 특히 도시 재생 구역이나 가로경관의 변환 시, 커튼형이나 독립형 구조는 문화적 메시지와 환경적 기능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된다.

       

      조경학의 미래 전략으로서의 수직정원 발전 방향

      도심 수직정원의 확장성과 기술 진화

      미래 도시 조경에서 수직정원은 단순한 친환경 장식을 넘어, 복합 기능 도시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다. 조경학은 이러한 방향성을 ‘융복합 도시 생태 경관(converged urban eco-landscape)’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도시의 회복력, 미세기후 대응, 대기 질 개선, 공공 건강 등 다양한 도시 지표에 직접 기여하는 구조로 발전시키고 있다.

      스마트 센서와 인공지능 기반 식생 관리 기술, 재생에너지 기반 급수 시스템, 도시열섬 저감 연계 기술 등은 조경학과 환경공학의 경계를 넘는 융합을 필요로 하며, 이는 '하이브리드 조경(Hybrid Landscape)'의 핵심 지표가 된다.

      녹화정책과 조경학의 제도적 연계

      조경학은 수직정원을 도시정책과도 연결하는 학문으로, 법·제도 기반의 도시녹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많은 도시에서 의무 녹지율, 벽면 녹화 인센티브, LID 기반 도시계획 등 다양한 제도가 수립되고 있으며, 이는 수직정원이 공공재의 일부로 인식되며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조경학자는 이러한 제도 안에서 설계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공간 평가 지표를 구성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경관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수직정원은 도시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생태 경관을 창출하는 조경학의 진화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시각적 심미성과 기능적 지속가능성, 제도적 실현 가능성까지 모두 갖춘 도시녹화의 핵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조경학 이론으로 본 수직정원과 도심 녹화 전략의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