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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경학 이론과 설계를 전달해드리는 클로이의 블로그입니다.

  • 2025. 4. 18.

    by. chloe2

    목차

      조경학에서 본 사용자 행동과 조경 구조물 연계 설계

       

      1. 조경학 관점에서의 사용자 행동 이론과 환경 심리 분석

      사용자 행동의 환경적 결정 요인

      조경학에서 사용자 행동(User Behavior)은 특정한 물리적 환경, 즉 조경 요소와 공간 구조에 의해 유도되고 제한되는 '환경-행동 상호작용'의 산물로 본다. 이는 환경심리학(Environmental Psychology), 인지지도(Cognitive Mapping), 퍼셉션 이론(Perception Theory) 등의 학문적 토대를 통해 이론화된다. Edward T. Hall의 ‘프록세믹스(Proxemics)’ 이론은 공간 내 거리와 인간 행동의 관계를 분석하며, 조경 설계에서 개인 공간, 사회적 거리, 공공 영역을 구분하여 행동 반응을 예측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Kevin Lynch의 『The Image of the City』(1960)는 사용자가 도시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기억하는지를 분석하며, 경로(Path), 지구(District), 결절점(Node), 랜드마크(Landmark), 경계(Edge)로 구분된 공간 구조가 행동 패턴을 형성한다고 주장하였다. 조경학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이용해 사용자의 이동 동선, 체류 지점, 시각적 집중 구역을 예측하고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조경 공간 내 주요 행동 패턴 유형

      조경학적 공간에서 사용자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 행동 유형을 보인다:

      • 이동(Movement): 경로를 따라 흐르는 행위, 물리적 흐름의 시작점
      • 체류(Stay): 휴식, 대화, 관찰 등의 정적 활동이 집중되는 지점
      • 회피(Avoidance): 불편하거나 심리적 거리감이 유발되는 공간 회피
      • 상호작용(Interaction): 타인 또는 공간 요소와의 적극적 반응 (예: 놀이, 참여형 설치물)

      이러한 행동은 물리적 구조물의 위치, 형태, 재질, 시각적 개방감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조경 구조물은 단순한 기능물 이상의 역할, 즉 ‘행동 유도 장치(Behavioral Prompt)’로 기능해야 한다.

      2. 조경학 기반 구조물의 기능 분류와 사용자 반응 분석

      조경 구조물의 유형과 설계 목적

      조경 구조물(Landscape Structures)은 공간 내에서 사용자의 이용 편의, 시각적 포인트, 안전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배치되는 설계 요소이다. 구조물은 그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구조물 유형 기능적 정의 사용자 반응 유도 요소
      벤치, 퍼걸러 휴식 및 대기 공간 제공 체류 유도, 시선 집중, 사회적 거리 조절
      데크, 보행교 이동 동선 확보 및 시각 축 조성 흐름 유도, 경관 강조, 이동성 증가
      조형물, 설치예술 장소 상징성 강화 및 감성 자극 정서적 반응, 포토존 역할, 공간 정체성 강화
      가벽, 그늘막 등 기후 대응 및 시각적 프라이버시 확보 심리적 안락함 제공, 회피 행동 감소, 재방문 의향 증가

      구조물 형태에 따른 심리적 작용

      구조물의 높이, 재료, 배치 각도 등은 사용자 심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등받이가 없는 벤치는 단기 체류를 유도하며, 반면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구조는 장기 체류를 편안하게 만든다. 둥근 형태의 구조물은 소통을 유도하며, 직선적인 구조는 흐름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성은 행동 유도를 위한 ‘비언어적 장치’로 설계된다.

      3. 조경학에서 사용자 중심 공간 동선과 구조물 연계 전략

      행동 흐름에 기반한 동선 설계 원칙

      사용자 행동과 구조물의 연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선(Line of Flow)의 흐름이다. 조경학에서는 동선을 다음과 같이 세분화하여 구조물 배치를 계획한다:

      • 주 동선(Main Route): 주요 이동 경로, 넓은 보폭과 가시성을 확보해야 함
      • 보조 동선(Secondary Path): 체험 유도형 산책길, 경관 감상 중심 동선
      • 회귀 동선(Return Path): 순환형 구성으로 재방문 유도

      이러한 동선 상에 구조물을 배치할 때 고려해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시점과 종점 구조물의 의미성 부여: 방향성과 기대감을 강화
      2. 동선 중간 완충구역 구조물 배치: 활동-정지-활동의 리듬 유도
      3. 시선 유도형 구조물 활용: 특정 방향으로 자연스러운 흐름 조성

      사용자 동선-구조물 연계 설계 사례 분석

      예를 들어 도시 공원에서 퍼걸러는 체류를 유도하는 주요 구조물이지만, 그 배치가 동선 흐름을 방해하거나 시각 축을 차단한다면 오히려 회피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반면, 적절한 위치에 열린 벤치와 수공간을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동선이 유입되며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 이는 ‘공간 흐름-심리적 반응-행동 결과’의 연계 고리를 고려한 설계의 효과적 예시다.

      4. 조경학에서 본 행동 기반 구조물 설계의 국내외 사례

      국내 사례: 서울 보라매공원 리디자인 프로젝트

      서울 보라매공원은 2020년대 초반, 사용자 행동 분석을 통해 조경 구조물 재배치를 진행한 대표적 사례다. 기존에는 벤치가 동선과 동떨어진 위치에 있어 체류율이 낮았으나, GPS 기반 동선 분석 후 보행 흐름과 시각 포인트 구간에 벤치를 재배치하였다. 이로 인해 체류 시간이 평균 22% 증가하였으며, 노인·어린이 이용자군의 만족도 또한 상승하였다.

      해외 사례: 네덜란드 'Benthemplein Water Square'

      이 공간은 비 오는 날에는 빗물을 모으는 저류지, 평상시에는 스포츠 및 커뮤니티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는 다기능 조경 구조물이 배치되어 있다. 사용자 행태를 분석하여 평시 활동과 기후 반응형 행동 간의 유연한 연결을 시도한 사례로, 구조물이 ‘기능적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형적 디자인과 놀이 기능의 결합은 청소년 이용률을 극대화하였다.

      5. 조경학 기반 행동-구조물 통합 설계의 미래 방향

      행동 기반 설계의 확장과 기술적 연계

      조경학에서 사용자 행동을 반영한 구조물 설계는 이제 정성적 판단을 넘어, 정량적 데이터 분석 기반의 계획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 연계 방식은 다음과 같다:

      • IoT 기반 사용자 감지 장치: 공간 내 사용자 밀도와 체류 시간 실시간 분석
      • 동작 인식 센서 기반 반응형 구조물: 사용자 접근 시 자동 반응하는 벤치, 그늘막 등
      •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한 설계 전 테스트

      이러한 기술들은 구조물이 ‘수동적 시설’에서 ‘상호작용형 장치’로 전환되는 흐름을 가속화하며, 향후 스마트 조경(Smart Landscape) 설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사용자 행동 간 조화 전략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물은 단기 효과보다 장기적 유지성과 환경 친화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재활용 소재 활용, 모듈형 구조물 설계, 생태적 위치 선정 등은 구조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사용자 반응 또한 긍정적으로 유도하는 전략이 된다. 궁극적으로 조경 구조물은 ‘사용자-공간-환경’의 삼자 관계를 매개하는 디자인 매체로 자리잡아야 하며, 이는 미래 도시 조경 설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