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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경학 이론과 설계를 전달해드리는 클로이의 블로그입니다.

  • 2025. 5. 9.

    by. chloe2

    목차

      조경학에서 본 도시 인접 산지 조경 관리와 이용 계획

      조경학 관점에서 본 도시 인접 산지의 경관 관리 개념과 이론적 기초

      1.1 도시 인접 산지의 개념과 특성

      도시 인접 산지는 도시 경계 혹은 도시 내에 위치하면서도 생태적, 지형적으로 산림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들 지역은 도시민의 휴식과 생태계 서비스 제공, 기후 조절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도시화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조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도심 주변의 산지는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녹지축이자 생물다양성 보전의 거점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산지는 또한 경사와 지형의 특성상 대규모 개발이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자연성이 보존되기 쉬우며, 도시민에게는 물리적, 심리적 거리 모두에서 접근 가능한 자연경관 자원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도시 인접 산지는 조경 설계와 관리의 주요 대상이 되며, 경관 보호와 이용계획이 동시에 요구되는 복합적 공간이다.

      도시 인접 산지는 지형, 식생, 경관 가시성,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그 관리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며, 도시계획과 환경정책 간의 연계를 통해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서울의 북악산과 인왕산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높은 자연성을 유지하고 있어 도시민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문화재 보호구역 및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처럼 도시 인접 산지는 도시경관과 환경정책이 만나는 접점으로서, 조경학의 관점에서 세심한 분석과 계획이 필수적이다.

      1.2 조경학적 관리 필요성의 이론적 배경

      조경학에서는 공간의 시각적 질과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한다. Kevin Lynch의 도시 구조 이론에서는 경관을 인지하는 방식이 도시의 정체성과 결합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Ian McHarg의 생태계 기반 설계(Ecological Design) 이론은 지형과 생태적 특성을 기반으로 공간 계획을 수립해야 함을 제안한다. 이러한 이론은 도시 인접 산지를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닌 계획 가능한 경관 단위로 간주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McHarg는 그의 저서 『Design with Nature』에서 지형, 토양, 수자원, 식생 등 자연 요소를 겹쳐 분석함으로써 인간 활동에 가장 적합한 공간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도시 인접 산지의 보전 및 활용 계획에 있어 핵심적인 기법으로 활용된다. 도시 산지의 경사도, 토질, 식생, 배수체계 등을 고려하여 산지 내 허용 가능한 활동과 제한 구역을 결정하는 데 이 이론이 적용된다. 또한, Kevin Lynch의 이미지 이론(imageability)은 도시민이 산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기억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어 유용하며, 이를 통해 시각적 중요 구역의 식생 유지, 조망 확보 등이 계획적으로 수립될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조경학 연구에서는 도시 산지를 녹지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요소로 보고 있으며, 녹지축(green corridor)과의 연결성을 고려한 설계가 강조되고 있다. 도시 인접 산지에 대한 이론적 접근은 단순히 자연 보전이 아닌, 도시 공간의 질 향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다학제적 조망을 바탕으로 한 통합적 계획이 중요하다.

      1.3 도시 산지의 시각 경관 가치

      도시민의 일상적인 시야에 포함되는 산지는 도시의 시각 경관 형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ppleyard의 시각적 정체성(Visual Identity) 이론은 이러한 산지가 도시민의 인지적 지형(cognitive landscape)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임을 설명한다. 이는 산지의 형상, 식생의 밀도, 계절적 변화를 계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도시의 주요 도로축이나 조망점(viewpoint)에서 바라보이는 산지는 도시 이미지 형성에 직결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남산은 도시의 중심축에서 조망되는 대표적 시각경관 요소로, 이의 보전과 활용은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시각경관 요소는 조경학적으로 '시선유도축(visual corridor)' 개념과 결합되어 설계되며, 도시 전반의 시각적 질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또한, 산지의 시각 경관은 시민의 정서적 안정과 관련이 깊다. Berlyne(1971)의 심미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경관에서 조화, 다양성, 복잡성 등의 시각적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따라서 도시 산지는 단지 배경 경관을 넘어서 심미적 경험의 핵심 매체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식생의 색채 조화, 계절변화, 윤곽선 정비 등이 중요하다. 시각 경관의 중요성은 향후 도시개발 시 경관 영향평가(View Impact Assessment)를 통한 제도적 보전과 설계 지침 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

      1.4 산지 조경과 생태계 서비스

      도시 산지는 탄소 흡수원, 미기후 조절, 토양 유실 방지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와 같은 기능은 조경학의 생태계 조절 서비스(Ecosystem Regulation Services) 개념과 연관된다. 특히 Costanza et al.(1997)의 연구에서는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계량화하여 도시 산지의 관리 필요성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도시 산지는 생물다양성 유지의 거점일 뿐 아니라, 인근 도시의 기온을 낮추는 냉각효과, 대기 정화, 지하수 함양 등 다층적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미기후 조절 기능은 도시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며, 이는 조경학의 기후조절설계(climate-mitigating design) 영역에서 주목받는다. 실제로 도심과 산지 경계부의 온도차를 측정한 다양한 실증연구는 산림지대의 기온 저감 효과가 도심부의 쾌적성 향상에 기여함을 입증하였다.

      또한, 조경학에서는 산지를 도시 생태 인프라의 핵심으로 보며, 도시 생태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거점(patch)으로 기능하게 된다. 산지 내 자생 식생 보존은 곤충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 보호로 이어지며, 이는 도시 생물권의 건강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이에 따라 조경계획 시 생태서비스 기능을 고려한 식생 구성과 지형 활용이 필수적이며, LCA(Landscape Character Assessment)와 같은 도구를 활용한 공간 분석이 필요하다.

       

      조경학 기반의 도시 인접 산지 관리 전략 수립 방안

      2.1 이용과 보전의 균형 개념

      조경학에서는 이용과 보전의 균형이 핵심 전략이다. Urban Green Infrastructure 개념에 따르면 도시의 녹지 체계는 기능적 연결성을 지닌 채로 이용성과 보전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이 개념은 도시 산지 조경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산지 내 산책로, 전망대 등의 시설 설치는 지형을 따라 최소한의 개입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도시민의 이용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산지의 일부는 체험형 공간으로 개발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지형 훼손과 생물종 교란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경 설계자는 물리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시민에게 양질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균형 전략의 실천을 위해 Low Impact Development(LID) 기법이 조경 설계에 적용되기도 한다. LID는 빗물 침투, 자연재료 활용, 기존 식생 보존 등을 통해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으면서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서울 북서울꿈의숲 산지 조성 사례에서는 산지 경사도에 따라 데크 보행로를 곡선 형태로 배치하고, 기존 식생을 최대한 존치하여 보전과 이용의 균형을 이루었다. 또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산지 이용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발적 보전 활동을 유도한 것도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2.2 공간구조 계획: 경계 완충과 존(zone) 설정

      산지 공간은 식생, 경사, 이용압력 등에 따라 다층적 구조로 나눌 수 있으며, 이는 McHarg의 적합도 분석(Suitability Analysis)을 기반으로 계획할 수 있다. 도시-산지 경계에는 완충녹지를 설정하고, 핵심생태지역은 비개발지역으로 분류하여 접근을 제한하며, 중간 지역은 환경해설, 시민 교육 등 관리 프로그램이 포함된 조경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구역 설정은 조경학적 접근을 통해 산지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고, 각 공간에 맞는 설계 및 관리 기준을 제공한다.

      완충녹지(buffer zone)는 도시 개발과 산지의 충돌을 막는 완충 역할을 하며, 이 구역에는 자생 식생을 중심으로 한 저관리형 녹지를 배치한다. 핵심 생태지역(core area)은 동·식물의 주요 서식지로 지정되어야 하며, 시민 접근은 통제되거나 안내된 탐방로에 국한된다. 중간지역(intermediate zone)은 시민의 환경교육과 생태관찰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으며, 이 구역에는 안내 표지판, 생태해설시설 등이 포함된다. 각 존별 계획은 GIS 기반의 환경 민감도 분석 및 현장조사를 통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통합적이고 과학적인 공간관리 체계가 구축된다.

      2.3 산지의 경관 유형 분류와 계획 적용

      산지의 경관은 지형, 식생, 인문적 요인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능선형, 구릉형, 절벽형으로 구분하며, 각 유형은 시각경관, 접근성, 보전 필요성에 따라 설계 지침이 달라진다. 경관 유형 분류는 조경 설계 단계에서 시각적 질과 생태적 기능을 동시에 고려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유형에 따른 표준 설계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산지 개발 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능선형 산지는 조망권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망대나 쉼터 설치에 적합하며, 구릉형은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생태해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절벽형은 안전 문제로 인해 개발을 최소화하고, 자연 보전 중심의 공간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경관 유형별 지침은 도시 산지의 특성을 반영한 조경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경관 훼손을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2.4 지속가능한 관리와 시민참여

      도시 산지 조경 관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시민참여형 관리가 필수적이다. Collaborative Landscape Management 개념은 관리의 분권화와 공동체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도시민의 공간에 대한 애착과 관리 책임의식을 높일 수 있다. 지역 NGO, 커뮤니티 그룹과의 협력, 시민 모니터링 제도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특히, 생태계 감시 활동에 시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동시에 환경교육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또한, 시민참여는 설계 초기단계에서부터 반영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민 수요를 반영한 공간 계획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National Trust는 자원봉사자 참여를 통해 공원 및 산지의 유지관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교육 프로그램과 공동체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서울숲 생태공원은 자원봉사자와 지역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및 정비활동에 참여하면서 높은 시민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민의 경험과 의견은 온라인 플랫폼 또는 정기 포럼을 통해 수렴되며, 이는 조경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조경학 시각에서 본 도시 인접 산지의 생태적 연계성 확보 방안

      3.1 산지의 생물다양성과 연결통로

      도시 인접 산지는 도시 생태계에서 핵심 서식지 역할을 하며, 이들 공간 간의 생태적 연결성은 Landscape Ecology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다. Forman(1995)의 패치-코리도-매트릭스 이론은 산지와 도시 녹지 사이의 연결통로가 생물 다양성 유지에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도시 생태계는 서로 고립된 녹지 공간이 아닌, 서로 연계되어야 하는 동적인 생물학적 구조물로 인식된다. 도시 산지는 이러한 생태 연결망에서 '코어 패치'로 기능하며, 도시 내 단절된 공원이나 녹지 공간들과의 연결을 통해 생물종의 이동성과 유전자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다.

      특히 도시 산지는 경계 구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부 교란이나 도시 열섬 현상에 더 민감하다. 이로 인해 산지 내부의 생물다양성이 훼손되기 쉬우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는 생태 연결통로(Ecological Corridor)의 조성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도시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생태고가도로(eco-bridge)는 단절된 산림을 연결하여 포유류의 이동을 돕는다. 이러한 조경학적 구조물은 단순한 녹지 연결을 넘어서 도시 내 생물권 보전을 위한 전략적 기반이 된다.

      3.2 생태네트워크 구축 이론 적용

      Ecological Network 개념에 따르면, 핵(core), 연결통로(corridor), 완충(buffer)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체계가 생태적 안정성을 높인다. 산지는 핵심 구역으로 기능하며, 인근 하천, 도시 숲과의 연결을 통해 종의 이동성과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GIS 기반의 생태모델링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least-cost path analysis는 동물의 이동 경로를 시뮬레이션하여 최적의 연결로를 도출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생태네트워크 구축은 조경 계획과 도시계획 간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법적 장치로는 생태축 보전지구 지정이나 자연공원 내 연계 녹지 조성 등이 있다. 실제 사례로는 독일의 "그린벨트 프랑크푸르트"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사례에서는 도심을 둘러싼 산지와 강변, 농지를 녹지축으로 연결하여 인간 활동과 자연 생태의 조화를 도모하였다. 조경학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이 단지 생물학적 필요만이 아니라 경관의 연속성, 지역의 정체성 유지와도 직결됨을 강조한다.

      3.3 식생 복원과 종 다양성 계획

      산지 내 훼손된 식생은 Restoration Ecology 이론에 따라 복원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는 자생종 식재, 식생 천이(succession) 유도, 외래종 제거 등이 필요하다. 특히 조경학에서는 복원 대상지의 토양, 기후, 기존 식생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단계별 복원 전략을 수립한다. 단기적으로는 토양 안정화 및 외래종 제거가, 중장기적으로는 자생종의 정착 및 생태계 회복 모니터링이 포함된다.

      복원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종다양성의 확보이다. 도시 산지 조경 설계 시 수종 구성은 단순한 조형적 요소를 넘어서 생태적 기능에 기반해야 하며, 상층수종-중층관목-하층초본의 삼층 구조를 통해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처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참나무류는 곤충류 서식처로, 진달래류는 조류의 번식처로, 초본류는 토양생물 및 포유류에게 중요한 서식 공간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복원은 단일 목표가 아닌 다기능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량화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3.4 산지-도시 경계의 생태적 기능성 강화

      산지와 도시가 맞닿는 경계 구역은 생태적 전이대(ecotone)로서 생물 다양성이 높은 영역이다. 이 지역은 조경학적으로는 전략적 식재(zone planting), 생태울타리, 자연형 배수시설 등을 통해 기능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이 구역은 도시민의 접근이 잦은 만큼 인간-자연 상호작용이 가장 빈번한 지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계지역 설계 시에는 경관 심미성과 생태 기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시민이 산지 생태계를 방해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공간 계획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기도 양주의 장흥계곡 일대에서는 하천과 산림, 도시주거지 사이의 경계지대에 식생완충지대를 조성하고, 자생종 위주의 저관리형 식재를 통해 인간 활동과 생태계 보전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시민참여형 생물종 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특정 종의 출현 여부에 따라 설계 변경과 보전 계획을 조정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이는 조경학에서 강조하는 순환적 계획 및 적응형 관리(Adaptive Management)의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조경학에서 바라본 도시 인접 산지의 경관 유지와 시각 심미성 설계 전략

      4.1 시각적 통합성과 경관 구성 요소

      도시 경관 내 산지는 조망점(viewpoint) 및 경관 축(axis)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며, 조경학에서는 시각적 통합성을 강조한다. 특히 Litton의 시각적 경관 분석법(Visual Resource Assessment)은 공간 내 시각적 질을 평가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틀을 제공한다. 이러한 분석 기법은 경관의 형태, 질감, 색채, 선형 요소 등을 계량화하여 설계자가 공간 구성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도시계획과 조경설계가 통합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조망권 보호구역, 시각축 계획, 시점별 경관 연출 등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계획해야 한다.

      예컨대, 서울 남산과 같이 도심 속 산지는 주변 고층건물 개발과 연계되어 시각 통합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조망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특정 축(view corridor)에서 산지가 가시적으로 유지되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조경학에서는 이처럼 시각적 위계를 고려한 경관 설계와 더불어, 건축물의 색상, 재질, 높이 등의 가이드라인과 병행하여 전체적인 시각 환경의 질을 높이는 접근을 지향한다.

      4.2 색채, 질감, 선형의 조화

      산지 조경에서는 식생의 색채(계절성), 질감(수목 피복), 선형(능선과 계곡선)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는 Berlyne의 심리심미이론(psychological aesthetics)과도 연결되며, 인간의 시지각 반응을 유도하는 요소로 계획된다. 조경학에서는 이들 시각 요소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여 공간의 조화와 질서를 형성한다. 계절별 변화가 뚜렷한 한국의 기후 조건에서는 봄의 벚꽃,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이 자연스럽게 경관 설계에 포함된다.

      더불어, 선형 구성에서는 자연 능선을 따라 곡선형의 탐방로를 배치하거나, 시점-종점의 시야를 고려한 전망 구조물을 활용하여 시각적 흐름을 유도하는 설계가 이루어진다. 이는 조경 심미학(aesthetic landscape design)에서 선형의 연속성과 리듬감을 강조하는 원칙과도 일치한다. 질감 구성에서는 상록수와 낙엽수의 배합, 수피가 다른 수목군의 혼합 등을 통해 경관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이러한 계획은 단순한 미적 고려를 넘어서, 공간 사용자의 체류 시간, 이동 경로, 심리적 안정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4.3 경관 보전 지표와 시각적 민감도 분석

      경관 보전과 설계에는 시각적 민감도 분석(Visual Sensitivity Analysis)을 포함해야 하며, 이는 도로, 고층건물, 인근 주거지 등에서의 시각 노출 정도에 따라 경관 개입 정도를 결정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시각적 민감도는 일반적으로 조망 빈도, 시야 노출 범위, 감상 지속 시간, 주변 건축 밀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조경계획 단계에서는 이를 GIS 분석, 현장조사, 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수치화할 수 있으며, 고감도 지역은 설계 개입을 최소화하고 보전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또한, UNESCO 세계유산 등재 지침에 따르는 경관 영향 평가(View Impact Assessment)와 연계되어야 한다. 이 평가방식은 경관 보전 가치가 높은 산지가 도시 확장이나 고층건물 개발 등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국제적인 문화적 경관 보전 기준에 부합하도록 유도한다. 국내에서는 남산, 북한산, 한라산 등을 대상으로 시각경관 민감도 지도가 개발되어 있으며, 이는 지역 계획과 건축 인허가 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4.4 시각 경관의 계량화와 모니터링

      현대 조경학에서는 시각 경관의 질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GIS 기반의 조망권 분석(Viewshed Analysis), 드론 및 3D 스캔을 활용한 경관 가시성 평가 등이 있다. Viewshed 분석은 특정 지점에서 가시권 내에 포함되는 지형 및 구조물을 파악하고, 시야 방해 요소를 제거하거나 조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설계 방안을 제시한다. 드론 촬영 및 포인트 클라우드 기반 3D 모델링은 산지 경관의 입체적 구조를 정확히 재현함으로써 시뮬레이션 기반의 설계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계량화는 객관적인 평가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정책 결정 및 설계 공공성 강화에 기여한다. 예컨대, 경기도의 한 조망보호구역에서는 드론 기반 촬영 결과를 바탕으로 조망각 범위를 설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는 고층건축물 인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시각적 모니터링을 위한 시민참여형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실시간 경관 변화 감시와 설계 피드백 루프를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조경학에 기반한 도시 인접 산지의 통합적 이용 계획 제언

      5.1 통합계획 수립의 필요성

      도시 산지의 관리와 이용은 다부처, 다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경학은 이들 간의 조정과 조화를 유도하는 설계 프레임을 제공한다. 계획통합성(Planning Integration)은 도시계획, 환경보전, 산림관리 등 다양한 정책 목표 간의 연계를 필요로 한다. 조경학은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 중심 역할을 하며, 생태적, 심미적, 사회적 요구사항을 포괄하는 설계 원칙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조율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국토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디벨로퍼, 지역 주민 등이 각기 다른 이해를 갖고 산지 개발이나 보전에 참여한다. 조경학은 이를 '중재적 설계전략(mediating design strategy)'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과학적 데이터 기반 분석, 주민의식조사, 시각적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한다. 따라서 통합계획은 단순한 행정적 협의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수요를 조정하고 반영하는 실질적 설계계획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5.2 단계별 계획 체계 구축

      효율적인 산지 이용을 위해서는 목표-전략-실행단계로 이어지는 체계적 계획 구조가 필요하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목표: 생태보전과 시민 이용의 조화
      • 전략: 공간구조 설정, 시설배치 기준 마련
      • 실행: 설계도면 작성, 시민참여 프로그램 도입

      계획 수립의 초기는 지역 생태적 가치 분석과 시민 수요 조사를 통해 주요 이슈를 도출하며, 이후 전략 수립 단계에서는 경관 시뮬레이션, 민감도 분석, 경관계획 등을 포함한 구체적 설계 방안이 제시된다. 실행 단계에서는 실제 시설 설계와 함께 시민 교육, 관리 주체 설정, 유지보수 시스템 설계 등 운영 측면까지 포함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경관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운영 방식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5.3 정책 연계와 제도적 기반 강화

      도시 산지 조경은 국토계획법, 자연공원법, 산지관리법 등 다양한 법적 제도와 연계되어야 하며, 조경학적 측면에서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조례 및 지침의 마련이 요구된다. 예컨대, 서울시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는 조경계획과 법제도의 연계 사례이다. 이 제도는 산지의 개발을 억제하면서도 주민의 이용을 허용하는 관리 방식으로, 기존 자연공원법의 틀 안에서 조경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조정되었다.

      또한, 조경학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중재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계 가이드라인, 표준화된 시각 영향 평가 체계, 생태복원 모니터링 기준 등의 형태로 법적 제도와 기술적 지침을 연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조경전문가와 정책입안자, 연구기관 간 협업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거버넌스 구조 또한 제도화되어야 한다.

      5.4 미래지향적 조경 관리 방향

      기후위기와 도시화 가속이라는 흐름 속에서 도시 산지는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적(resilient)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Adaptative Landscape Planning 이론에 기반하여, 유연하고 동적인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데이터 기반 예측모델, AI 기반 경관 시뮬레이션의 도입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고정형 설계가 아닌, 변화하는 도시 수요와 자연 조건에 따라 조정 가능한 유기적 공간계획을 의미한다.

      예컨대,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나 도시 내 열섬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침투형 포장, 우수저류지, 생태배수로 등의 설계 요소가 산지 조경에 도입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 로봇이나 드론을 활용한 유지관리 자동화 시스템은 미래 조경관리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시민의 환경의식 변화에 맞추어 환경교육, 스마트 모니터링, 실시간 피드백 기능이 강화된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 이는 조경학이 단순한 미적 설계를 넘어, 미래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적응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